군산시는 근대문화유산의 보존과 재생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도시 브랜딩 전략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대 건축물이 집약된 군산은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근대문화 공간으로,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연계한 다양한 문화정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군산의 대표적인 역사건축, 문화공간으로의 전환 사례, 지속가능한 도시계획 방안까지 상세하게 다루며, 군산이 어떻게 과거의 유산을 미래 자산으로 승화시키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역사건축: 군산의 근대사 중심지
군산은 1899년 개항 이후 일제의 경제 수탈 거점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근대화된 도시 구조와 건축 양식을 갖추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일본과 서양의 건축 양식이 혼합된 다양한 형태의 건물이 들어섰고, 지금도 그 흔적이 군산 시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이들 건축물은 단순한 역사 유물이 아니라, 당시의 정치·경제·사회적 배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생생한 문화적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건축물 중 하나는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입니다. 이 건물은 1922년에 건립되어 붉은 벽돌과 석조 장식이 어우러진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졌으며, 현재는 근대미술관으로 리모델링되어 운영 중입니다. 구 군산세관 또한 1908년에 지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세관 건물로, 현재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내부 전시관으로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동국사(일본식 사찰), 히로쓰 가옥(일본인 부호 주택) 등은 모두 당시 식민지 시대의 건축 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대표적 유산입니다.
이러한 건축물들은 도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일 뿐 아니라, 군산을 찾는 관광객에게 역사적 경험을 제공하는 강력한 문화자원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건축물의 보존과 활용을 병행하는 접근 방식은 ‘재생을 통한 보존’이라는 현대 도시계획의 흐름과도 부합하며, 시민들의 문화적 자부심 형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군산시는 이들 건축물을 단순한 전시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도시재생사업의 중심축으로 삼아 생활 속 공간으로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전문가 자문, 주민 참여형 프로그램, 체험형 콘텐츠 개발 등을 통해 살아 숨 쉬는 역사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전국적인 주목을 받으며, 도시 재생의 기반이자 정체성 형성의 뿌리로 작용하고 도시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문화공간: 군산의 재생된 문화 핫플레이스
군산의 근대문화유산은 도시재생사업과 만나며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군산 시간여행마을은 그 상징적 사례로, 과거의 거리를 그대로 복원하고, 이를 기반으로 테마형 거리 조성, 문화행사, 상설전시 등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마을은 군산의 구도심 지역 중 월명동, 중앙로 일대에 위치해 있으며, 전체 구역이 하나의 거대한 ‘야외 박물관’처럼 운영되고 있습니다.
군산 시간여행마을은 단순한 관람형 콘텐츠가 아닌 체험형, 참여형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어 방문객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예를 들어, 1930년대 분위기를 재현한 거리에는 전통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 옛 우체국을 복원한 전시실, 예전 학교와 극장을 모티브로 한 체험 공간 등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덕분에 가족 단위 방문객뿐 아니라 MZ세대, 역사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구 일본제 18 은행 군산지점은 현재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운영되며 전시, 공연, 포럼 등이 열리는 지역문화거점이 되고 있습니다. 구 가톨릭성당, 장미갤러리 등도 문화예술 작가들의 창작 및 발표 공간으로 변모하며 지역 예술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주목할 점은 이들 공간들이 단순히 시설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청년들과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군산시는 청년 창업 지원 정책과 맞물려 이러한 문화공간의 운영주체를 시민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문화의 소비자에서 생산자로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지역 축제와 연계된 공간 활용도 활발합니다. 매년 개최되는 군산시간여행축제는 시간여행마을 전역을 활용한 거리극, 퍼레이드, 마켓, 전통놀이 등으로 구성되어 관광객 유입 효과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공간의 복합적 기능은 도시재생을 단순한 물리적 개선이 아닌 ‘사람 중심의 문화재생’으로 진화시키고 있는 핵심 요소입니다.
도시계획: 지속 가능한 도시재생 전략
군산시의 도시재생 전략은 ‘지속 가능성’을 핵심 키워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근대유산을 단지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서, 도시 구조 속에서 살아 있는 기능을 부여하고, 이를 통해 경제와 공동체 회복까지 연계하는 포괄적 계획을 추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선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일환으로 ‘군산 원도심 활성화 사업’이 진행 중이며, 이 사업은 구도심 내 방치된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창업공간, 청년주택, 커뮤니티센터 등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쇠퇴하던 지역에 새로운 인구와 경제활동이 유입되면서 지역 활력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또한 군산시는 ‘군산 역사문화지구’라는 별도의 법적 구역을 지정하여 건축물 신축이나 리모델링 시 문화재 주변과 조화를 이루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근대문화유산이 밀집된 지역의 경관을 유지하고, 도시의 통일성과 역사적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치로 매우 효과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군산형 도시재생 마스터플랜’을 수립하여 교통, 주거, 교육, 관광 등 다방면에서 연계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시민과의 소통 구조를 강화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주민 공청회, SNS 채널 운영, 시민 제안 공모 등을 통해 도시계획의 주체로 시민을 명확히 포지셔닝하고 있다는 점은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도 상당히 모범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환경 측면에서도 군산시는 에너지 절약형 건물 리모델링, 녹지 네트워크 조성, 도보 중심 거리 조성 등 지속가능한 도시환경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과거 산업도시였던 군산이 이제는 문화와 생태가 공존하는 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는 과정인 셈입니다.
결론: 군산 문화유산과 도시의 미래를 잇는 길
군산은 한국 근대사를 온전히 간직한 몇 안 되는 도시입니다. 그 역사적 자산을 바탕으로 한 도시재생은 단순히 물리적 환경을 정비하는 수준을 넘어서, 문화적 정체성을 되살리고 시민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역사건축의 보존, 문화공간으로의 재탄생, 도시계획의 체계화는 군산이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핵심 요소입니다. 군산시의 이러한 도시재생 모델은 앞으로의 지역문화 발전과 도시재생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좋은 선례가 되고 있으며,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과거의 공간이 현재의 활력으로, 그리고 미래의 비전으로 이어지는 군산의 도시 이야기. 그 변화의 중심에는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소중한 자산이 있습니다.